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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부들, 한국 고아 사랑 10년
진해 보육시설 후원 '희망의 다리' 회원 60여 명
생활비 절약해 후원금, 2~3명씩 입양도
'마주보며 사랑 나누자' 최근엔 직접 방문
벚꽃이 눈처럼 날리던 12일 경남 진해시 제황산동 아동양육시설인 '희망의 집' 강당. 앞쪽에는 'We all love you, Welcome to Hope Home(당신을 사랑하며 환영합니다)'이라 적힌 걸개가 걸려 있다.
희망의 집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불우한 아동들이 지내고 있는 곳. 원생들 앞으로 오른쪽 다리가 의족인 제니퍼 빌리(39·여)가 성큼성큼 들어서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빌리의 뒤를 이어 평범한 미국인 주부 13명이 미소를 띠고 등장했다.
희망의 집을 후원하는 미국 내 모임 '희망의 다리'(Bridge of Hope) 회원들이다. 가정살림을 꾸리며 조금씩 모든 돈과 물품을 10년째 보내오다 이날 희망의 집 원생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미국서 날아왔다. 4일 입국해 서울의 한 입양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진해로 내려왔다.
이들은 모두 한국 어린이를 입양해 기르고 있어 한국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빌리는 딸(5)과 두 아들(1, 3) 등 세 명의 한국 어린이를 입양, 우체국 직원인 남편과 함께 친딸(9)을 포함해 4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두 아들은 한국서 형제로 태어났다. 처음에 딸을 입양한 뒤 형을 입양했으나 남동생도 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형제를 떼어 놓을 수 없다며 입양했다.
그녀는 의족을 덮은 바지를 걷어올려 보여주며 “나처럼 한쪽 다리가 없는 사람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한국 어린이 세 명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몸이 건강한 여러분은 휼륭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고 원생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어릴 때 골수암으로 다리를 잘랐다.
말지 엘레(73)는 아들 부부가 딸(7)과 아들(5) 등 두 명을 입양했다. 그녀는 며느리 캔더스 앤즈대스트(49)와 함께 왔다. 엘레는 준비해 온 재료로 원생들에게 인디언 주머니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론다 윌콕스(37·초등학교 교사)는 가져온 음반을 틀어 놓고 카우보이 춤을 지도했다. 원생들과 어울려 공룡과 비행기 모형, 인디언 목걸이도 함께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지난해 1만5000달러를 보내는 등 1999년부터 지금까지 8000여만원을 희망의 집에 보내 후원해 왔다. 현금 외에도 책과 선물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6월엔 희망의 집 원생 2명과 이경민(52) 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했다. 이날도 미국서 모금한 현금 1000달러와 책·인형 등 선물을 전달했다.
이 모임의 제니퍼 워스트(52) 부회장은 '회원들은 모두 평범한 주부들로 생활비를 한 푼 두 푼 아껴 후원금을 내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우리가 후원하는 원생들을 직접 만나 보고 잘 자라도록 힘을 북돋아 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14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원생 김모(11·초등학교 4년)양은 '멀리 미국에서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우리를 도와줘서 놀랐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서 남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희망의 다리=창원공단 기업체에서 근무하던 남편을 따라왔다가 희망의 집에서 영어 자원봉사를 하던 제임스 엘리언(56)이 미국으로 돌아가 99년 조직했다. 주로 버지니아와 콜로라도주에 사는 미국 주부 60여 명으로 구성됐다. 희망의 집은 고 이약신 목사(1898∼1957년)가 45년 마산의 교회 사택에서 고아 10여 명을 돌보면서 출발했다.
http://www.kncolorado.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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