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이 영화는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 감독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시작되는 특이한 영화다.

지구가 멸망한 뒤..

우주를 부유하는 TV에 병구의 어린 시절이 보인다..

일 마치고 돌아오는 아빠한테 달려가 안기는 병구..

아빠와 엄마와 놀이동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병구..

서커스에서 공연하는 순이를 만나 인형을 수줍게 건네는 병구..

공장에서 만난 여자친구 앞에서 하모니카를 불어주는 병구..

감독은 이 마지막 엔딩 크레딧을 통해 미치광이 싸이코 병구가 이렇게 순수했던 사람이라고 역설한다..

난 이 영화가 한 개인이 모순된 사회 안에서 미쳐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 속 병구의 대사처럼.. 고통은 절대로 익숙해질 수 없는 거니까..

익숙해 질 수 없는 고통에 병구는 서서히 미쳐간다..

아이러니하게도 감독은 가장 끔찍한 고통을 받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가장 웃기게 포장해서 관객들에게 보여준 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는내내 배꼽 잡고 웃다가도.. 병구의 참혹한 과거가 보여질땐 흐르는 눈물을 훔칠 수 밖에 없다.. 

'괴물'의 봉준호 감독과 국내 최초의 잠수함 영화 '유령'의 시나리오를 쓴 장준환 감독은 이 영화로 충무로에 데뷔했다..

결과는 흥행참패.. 뒤늦게 이 영화의 진가를 발견한 사람들이 재상영을 요구하기도 했다는데..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수상한 경력도 있다.

괴짜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이 빚어낸 스릴러, SF, 형사물, 공포, 로맨스(병구와 순이).. 모든 장르가 섞인 딱 내 스타일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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